美국방부 “北미사일 요격 세차례 실험”
北조평통 “도발자의 아성까지 초토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앞두고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주 방북해 6자회담 진전 방안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26일 “우 부부장이 17∼19일 방북했다”면서 “우 부부장은 북측 인사들과 만나 6자회담 진전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미사일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도 6자회담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부부장이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만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예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 부부장과 북측 인사와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중국 측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동북아 정세와 6자회담 진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우 부부장의 방북은 특히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중(20∼22일) 및 한중 외교장관회담(24일)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북한은 2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로켓 발사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명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도 2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해 “인공위성 발사는 예정대로 한다”며 “시점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지난 몇 년간 3차례 요격실험을 했으며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25일 밝혔다.
패트릭 오라일리 미사일방어국장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주관 미사일방어(MD)체제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예를 들어) 오늘 오후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쏘면 바로 요격에 들어갈 만큼 실험을 했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제한적이고 시작 단계이지만 알래스카에서 응전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세 차례 테스트를 했다. 그게 내 자신감의 바탕”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6일 이상희 국방부 장관의 ‘북한 군사도발 시 발사지점 대응 타격’ 발언에 대해 “신성한 우리의 존엄을 털끝만치라도 건드린다면 도발자들은 물론 그 아성까지도 초토화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