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준비가 가시화되고 미국과 일본이 북한 미사일 요격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반도에 폭풍전야 같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스티븐 보즈워스 북한특사의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순방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긴박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6자회담 참가국의 긴박한 움직임=“보즈워스 특사가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클린턴 장관은 다음 주초에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4개국에 보즈워스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히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번 순방에는 성 김(김성용)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도 동행한다.
그가 밝힌 공개적인 목적은 검증문제를 둘러싸고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는 것. 한편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되돌리려는 마지막 외교적 노력을 해보겠다는 뜻도 깔려 있다.
그러나 북측 인사를 만나는 것은 부담이 따른다. 그가 북한 당국자와 만난 뒤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도 전부터 힘이 빠지는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의 아시아 순방(16∼22일)에 이어 6자회담 참가국들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주 북한을 방문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고, 24일엔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등 당사국 간의 교차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6자회담 참가국의 내부 정비 마무리 단계=클린턴 장관은 이날 성 김 북핵특사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로 공식 발표했다. 국무부 인사가 마무리되기 이전에라도 북핵 협상라인만큼은 서둘러 진용을 갖추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의 북핵 라인 교체도 이뤄진다.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국가정보원 1차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후임으로는 위성락 장관특별보좌관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갖춰질 한미 간 북핵 라인의 공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 위반”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美국방부 亞太차관보 그레그슨
그레그슨 지명자는 미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전쟁대학을 졸업한 뒤 국방부 장관실 아태정책국장을 거쳐 주일 해병대사령관(2001∼2003년), 태평양해병대중앙사령관(2003∼2005년) 등을 지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