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친정체제로 국정원 개혁 시동

  • 입력 2009년 2월 28일 03시 09분


1차장 김숙 - 2차장 박성도 - 3차장 최종흡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국가정보원 1차장으로 발탁됐다. 국내 담당 2차장에는 박성도 전 국정원 정보판단실장, 북한 담당 3차장에는 최종흡 국정원 상임자문위원이 기용됐다. 김주성 기획조정실장은 유임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국정원 차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 MB 친정체제의 완결

이번 인사로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만에 국정원장과 차장 등 수뇌부가 전원 물갈이됐다. 1, 2, 3차장의 교체는 자타가 공인하는 ‘MB맨’인 원세훈 국정원장 기용 때부터 예견됐었다. 집권 1년차의 김성호 원장 체제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집권 2년차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여권 핵심부에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 살리기와 사회 갈등 조정, 남북관계의 질적 개선 등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음지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정보기관으로 환골탈태시키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의지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국정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보 업무 경험이 없는 원 원장을 제대로 보좌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췄으며 조직 내부의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을 엄선했다는 것이다. 차장 인사는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인맥으로 분류되는 김주성 실장의 유임은 일사불란한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의미가 있다. 전임 김성호 원장 체제에서는 국정원 인적쇄신과 개혁 방향 등을 놓고 수뇌부 간 알력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 국정원 개혁 드라이브 박차

원 원장은 차장 인사가 끝남에 따라 대대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출범 전 고위 간부직의 대대적 물갈이와 조직 슬림화, 고질적인 인사 로비 근절, 불투명한 업무추진비 관행 근절 등을 개혁 과제로 내세웠다.

김 전 원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인사에서 1급 직원 60%가량을 교체하고 연말 인사를 9월에 서둘러 단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남은 일부 전 정권 성향의 인사들은 대공 수사 강화나 공안 사건에 대한 강경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1급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지난해 내부 승진했던 1, 3차장이 물러나고 고위직 인사가 단행되면 전 정권 말기에 1급 고위직을 지낸 인물들은 대부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 개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출범 전 ‘외교관 따라하기’(해외 파트), ‘기관장 행세하기’(국내 파트), ‘통일부 따라하기’(북한 파트) 등의 탈피를 내세웠었다. 원 원장은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내 파트와 해외 파트의 통합을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1차장 산하의 해외 파트와 2차장 산하의 국내 파트를 합쳐 ‘분야’가 아닌 ‘기능’에 따라 재배치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새 수뇌부 프로필

◇김숙 1차장 △인천(57) △서울대 사회학과 △외시 12회 △북미과장 △북미국장 △제주도 국제관계자문대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박성도 2차장 △전북 순창(62) △고려대 법학과 △1974년 중앙정보부 입사 △충북지부장 △인천지부장 △정보판단실장(국내정보) △SK해운 감사

◇최종흡 3차장 △경북 선산(61)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1976년 중앙정보부 입사 △주영국 공사 △국정원 국장(북한 담당) △국정원장 특보 △상임자문위원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