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 다구치 가족 내일 부산서 면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北납치 31년만에… 日취재진 300여명 몰릴듯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범인인 김현희 씨(47)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북한명 이은혜) 씨의 가족이 11일 부산에서 만난다고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상이 9일 밝혔다.

다구치 씨의 오빠인 일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 씨와 다구치 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 씨가 한국으로 갈 예정이다. 면담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도 동석한다.

다구치 씨의 가족이 북한에서 다구치 씨와 오랫동안 생활했던 당사자와 직접 만나는 것은 1978년 6월 납치된 지 31년 만에 처음이다. 김 씨는 북한에서 다구치 씨와 2년가량 함께 살면서 일본어를 배우는 등 친하게 지냈다.

이들의 만남은 김 씨가 1월 NHK 인터뷰 등을 통해 “고이치로 씨를 만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양국 정부가 면담을 주선하는 등 급물살을 탔다.

1세 때 어머니와 헤어진 고이치로 씨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를 만나면 어머니의 실제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묻고 싶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들의 만남을 계기로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여론의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게오 씨는 8일 가족회와 ‘납치자 구출을 위한 전국협의회(구출회)’ 합동회의 후 “신뢰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김 씨를 (일본에) 초청하고 싶다”고 말해 납치 문제를 계속 이슈화할 뜻을 시사했다.

양국 정부는 경호 등의 이유로 일본 기자 50명, 한국 기자 30명, 외신 기자 20명 등 총 100명으로 공식 취재인원을 제한했다. 그러나 일본에선 공식 취재단 외에 주간지 기자 등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모두 300명 정도의 보도진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부산의 특급 호텔에는 일본 취재진의 가예약 문의가 이어졌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예약부에는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산케이신문, NHK방송 등에서 객실 70여 실을 가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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