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인력 159명 “내려가면 못 온다” 잔류… 294명만 귀환
북한이 16일 개성공단 내 남측 인력 294명의 귀환을 허용했지만 개성공단으로 가려는 인력과 차량의 통행은 13일 이후 4일째 차단했다. 당초 이날 돌아올 예정이던 기업인과 근로자 159명은 앞으로 방북 길이 막힐 것을 우려해 현장에 계속 남기로 했다.
북한 군부는 이날 오전 9시 20분경 개성공단 내 남측 인력 453명의 귀환에 대한 동의서를 우리 측에 보내왔다. 그러나 이날 방북을 원한 655명의 통행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 같은 북한 측 조치에 대해 개성공단 기업들 사이에선 ‘북한이 개성공단의 자진 철수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현지 기업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고 당초 귀환할 예정이던 159명이 공단 내 잔류를 희망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결국 이날 오후 3시 159명, 4시 114명, 5시 21명 등 인력 294명과 차량 152대가 귀환했다. 모두 13일과 14일, 그리고 이날 귀환이 예정됐던 남측 인력이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내 한국인 잔류 인원은 725명에서 431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통행 제한과 차단 조치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생산활동 차질 및 경제적 손실 등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이 북한에 있다”며 “육로 통행에 대한 제도적 보장과 실효적 이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통일고문회의(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회의를 열고 북측 조치에 우려를 나타내며 “정부는 자국민 보호 원칙과 남북 합의 준수라는 원칙을 지키며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측은 17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525명, 차량 320대가 출경하고 307명, 차량 236대가 입경할 예정이라고 북측에 통보했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