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佛心끌어안기

金여사, 불필스님 만나

李대통령도 법회 참석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성철 스님의 딸인 불필(不必) 스님이 18일 청와대에서 만나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먼 길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고, 불필 스님은 “지난번에 다녀가셨는데 뵙지도 못해 이번에 오게 됐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2006년 가을 성철 스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당시 불필 스님이 ‘안거(安居)’에 들어가 만나지 못했다.

불필 스님은 세종대왕이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한글창제 작업을 진두지휘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도 영원히 국민 속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불교문제에 더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 달라. 불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아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지만 밑거름을 만들어 놓고 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올해 72세인 불필 스님은 1993년 열반한 성철 스님의 딸로 불교계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10대 후반에 성철 스님으로부터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의 ‘불필’이라는 법명을 받고 출가한 스님은 경남 합천 해인사 국일암, 지리산 도솔암 등에서 수행했고 현재는 해인사 금강굴에 머물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불필 스님은 외부에 나타나거나 노출되는 것을 꺼리시는 분으로, 그만큼 이번 오찬은 굉장히 귀한 만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불기 2553년 부처님오신날 기념 불교 대법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우리 불교는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호국불교로서 국난 극복에 앞장서 왔다”면서 “경제난을 극복하고 국민 화합을 이루는 데 불교계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불교계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자비의 나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나눔과 대화합 운동은 어려운 이웃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