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기자들 취재 도와준 천기원 목사 전화인터뷰

  • 입력 2009년 3월 20일 03시 00분


“17일 아침 마지막 통화… 단둥으로 간다고 말해

북한군이 취재 도와준다며 유인해서 납치한 듯”

미국 케이블방송 커런트 TV 소속 유나 리, 로라 링 기자의 탈북자 취재를 도와준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지원단체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53·사진)는 19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기자들에게 취재를 도와준다며 접근해 유인한 것 같다”고 밝혔다.

천 목사는 12일 선교활동을 위해 미국에 간 후 현재 뉴욕에 머무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두 기자가 북한에 억류된 건 언제 알았나.

“18일에 알았다. 출처는 밝힐 수 없다.”

―이들과 어떻게 알게 됐나.

“이달 11일 서울로 나를 찾아와 ‘탈북자 관련 취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 관련 취재원들과 연결해 줬다. 이들은 13일 중국에 들어갔다. 주로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한 탈북자에 관해 취재하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연락한 시간은…

“이후 중간 중간 통화하면서 잘 취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중국 단둥(丹東) 지역으로 이동해 취재를 마칠 예정이었다. 마지막 통화한 것은 17일 오전 7시경(한국 시간)이다.”

―미국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내가 계속 ‘취재하기 전에 나한테 의논해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고 행동하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 국경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도 했다. 17일 마지막 통화 후 사고가 났을 것이다. 이들은 마지막 통화에서 ‘옌지(延吉)에 있는데 곧 단둥으로 이동하겠다’고 했다. 단둥으로 가면서 국경으로 간 것 같다.”

―이들이 어떻게 억류된 것 같나.

“유인 당한 것 같다. 내 추측으로는 북한군 측에서 중국 사람들이 ‘물건’을 거래하는 모습을 취재시켜 준다고 유인한 뒤 가까이 오게 해서 억류한 것 같다.”

―물건 거래 장면이란 인신매매 장면을 말하나.

“그렇다. 북한 군인들이 탈북자들을 중국 사람에게 인신매매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며 유인했을 가능성도 있다.”

―추가 억류자가 있는가.

“총 3명이다. 미국 기자 2명하고 조선족 1명이 더 억류됐다. 조선족이 누군지는 밝힐 수가 없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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