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폭탄테러 연계 예멘발 보도…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美지원 받으려는 언론플레이 가능성

유 외교, 사건규정 신중 당부

정부가 예멘 자살 폭탄 테러 사건에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직접 연계됐을 가능성을 부각하는 예멘발(發) 외신 보도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0일 “정부는 (유가족을 겨냥한) 2차 테러가 한국을 표적으로 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진상파악을 하고 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성격 규정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수사 초기 단계인 현재로서는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알 카에다와 직접 연계시키는 보도가 이어지면 전 세계 우리 교민과 공관들이 알 카에다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부 정세와 치안이 불안정한 예멘이 이번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언론 플레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생적인 테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예멘 당국이 테러에 민감한 미국의 지원을 얻기 위해 이번 사건을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도 19일 “2건의 테러 사건이 한국을 대상으로 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정부의 대응 조치 내용이 달라진다”며 “어떤 한쪽으로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3일 사이에 폭탄테러가 잇달아 한국인에게 일어났기 때문에 한국을 목표로 했을 개연성도 있지만 그 반대일 개연성도 크다”며 “당시 유가족 차량을 호송했던 차량은 예멘 대통령경호실 소속이었던 만큼 예멘 정부 관계자를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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