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전북 전주 덕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7일 오후 전주로 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분간 서울에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에 머물며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공천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위한 수순 밟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전날 지도부를 향해 “나를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주 덕진 불출마를 촉구한 일부 재선 의원들에 대해서도 “‘뺄셈의 정치’를 하지 말라. 정치에도 지켜야 할 예의란 게 있다”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그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은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을 이렇게 내몰면 어쩔 수 없이 무소속 출마를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정 전 장관에게 전주 덕진 출마를 포기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지금은 당력을 결집해 외환을 극복해야 할 때”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출마 번복을 촉구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지도부 회의를 주재한 뒤 노 대변인을 불러 이 같은 견해를 발표해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주 완산갑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놓고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9일경 전주 완산갑 예비후보 11명 가운데 1차로 4, 5명의 후보군을 압축하기로 하고 여기에 선발되면 공천 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 전 대표는 묵묵부답이다. 한 전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도 ‘마이 웨이’를 할 수 있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