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덮개 벗겨… 인공위성-탄두는 식별안돼

  • 입력 2009년 3월 30일 03시 02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9일 북한 로켓을 요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게이츠 장관은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명령만 내려지면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티머시 키팅 미 태평양사령관의 발언과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동안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요격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왔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이 의회에서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로 여겨진다’고 밝힌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격을 시도하지 않을 경우 강경 보수파로부터 제기될 공세에 대비해 논리적 근거를 축적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도 25일 “미군의 요격 능력에 대해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명백히 인공위성이라면 격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파괴 조치 명령 발동과 관련해 “발사체가 자국 영해나 영공, 영토에 떨어져 위해를 가한다는 전제하에 얘기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군사 저널리스트인 마에다 데쓰오(前田哲男) 씨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요격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속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전문가는 “미국이나 일본 모두 북한 정권의 예측불가적 속성상 요격이 불러올 엄청난 군사적 긴장과, 요격에 나섰다가 실패할 경우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요격했을 경우 북한의 보복 위험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발사대에 장착된 로켓 상단의 덮개를 벗겼다고 정부 소식통이 29일 밝혔다. 로켓에 탑재된 물체가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인지, 탄두인지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위성 등 첩보장비로 로켓의 상단 부분을 정밀 분석 중이나 확인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은 24일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하면서 은폐와 보호를 위해 상단 부분을 덮개로 가려놓았다. 그 후 덮개를 벗긴 것은 탑재 작업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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