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잠수구조정 탑승기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30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만약 해군 잠수함이 깊은 바다 속에서 훈련이나 작전을 하다 좌초되는 위기에 처하면 어떻게 될까요. 햇볕이 전혀 들지 않는 수백m 깊이의 암흑의 심해로 들어가 좌초한 잠수함의 승조원들을 구조하는 주인공이 있는데요, 바로 DSRV라고 불리는 해군의 심해잠수구조정입니다.
(김현수 앵커)
해군이 최근 186억 원을 들여 최신 심해 잠수구조정을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윤상호 기자가 이 잠수정을 직접 타고 잠항훈련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윤 기자는 잠수구조정에 탑승한 최초의 민간인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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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해시 3마일 해상
해군 잠수함구조함인 4300t급 청해진함이 대형기중기로 심해잠수구조정을 들어 천천히 바다로 내려놓습니다.
각종 계기판과 장비 점검을 끝내고 '잠항 시작'이라는 구호를 외친 뒤 조종간을 조작하자 잠수구조정은 수면 아래로 서서히 잠수를 시작합니다.
조종실과 승조원 대기실로 이뤄진 잠수구조정 내부의 높이는 1m도 채 안돼 제대로 앉기도 힘듭니다.
수 십 개의 밸브와 조종장비, 산소공급장치 등으로 가득 찬 내부를 이동하려면 통로를 기어 다녀야 합니다.
잠수구조정 조종사들은 이처럼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깊은 바다 속을 몇 시간씩 돌아다니며 조난 잠수함을 찾아 승조원들을 구해야 합니다.
인터뷰) 장홍식 대령/청해진 함장
"우리 청해진함은 대한민국 유일의 잠수함 구조함으로서 장보고 대사의 해양개척정신의 든든한 전진기지가 됐던 청해진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습니다. 주요 임무로서는 잠수함 조난시 잠수함 구조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청해진함은 수중통신으로 좌초된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하지만 컴컴하고 육상의 수십 배 압력이 도사리는 수백m 깊이의 심해를 항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잠수구조정은 영국제 최신기종으로 해군이 1996년부터 구형 기종을 도입 운영하다 최근 180여 억 원을 들여 새로 들여온 것입니다.
신형 잠수구조정은 최대 임무시간과 운항속도, 등 각종 성능에서 구형기종보다 많이 개선됐습니다.
특히 최대 작전수심이 500m로 구형기종보다 43m가 더 깊어졌습니다.
1회 구조인원도 구형기종보다 6명이 많은 16명으로 1초가 급한 조난 승조원들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형 잠수구조정은 지난해 12월 초 해군에 인도되기 전 동해상에서 수심 500m까지 잠항해, 군과 민간을 통틀어 국내 최고 잠항기록을 세웠습니다.
인터뷰) 장홍식 대령/청해진 함장
"기존 잠수구조정의 능력을 현격히 향상시켰으며 잠수함 구조 시간 단축 및 잠수함 구조 인원 등을 더욱 더 많이 구조 할 수 있는 그런 능력들이 향상됐습니다."
만약 잠수구조정이 좌초 등 사고를 당하면 어떻게 될까?
수심 300m까지는 해군 심해잠수사(SSU) 대원들이 특수잠수장비를 착용하고 생명선으로 산소와 헬륨이 섞인 혼합기체를 공급받으며 구조에 나설 수 있지만, 그보다 깊은 심해라면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보니 해군내 잠수구조정 조종사는 13명 뿐이고, 지원자도 적습니다.
따라서 잠수함이 전평시 훈련이나 임무 수행 중 좌초를 당할 경우, 완벽한 구조작전을 위해 장비와 인력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동아일보 윤상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