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대표 “신중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 여야 3당 대표를 6일 청와대 조찬에 초청해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회동은 18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청와대 본관 집무실 앞에서 3당 대표를 맞은 이 대통령은 “어제 그 사람들(북한)이 로켓을 쏘고, 제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외국을 갔다 와서 급하게 모셨다”고 말을 꺼냈다. 이 대통령은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도 모든 정상들이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얘기하자 이 총재는 “다 그런 생각을 가졌는데 말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시간 40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대화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집중됐다. 이 대통령은 “경제, 안보 등 국가 현안 관련 사안은 앞으로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했고, 3당 대표들도 기본취지에 공감을 나타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나 대북 제재 방안 등 민감한 현안이 나오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날선 토론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PSI 참여와 관련해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계없이 대령살상무기(WMD) 확산과 테러방지 등 국제협력 차원에서 검토해온 사안으로 (가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제공조를 위해 시급한 사안이며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반면 정 대표는 “남북경색이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남북관계 경색 문제도 제기됐다. 정 대표는 “이 정권이 시작된 뒤 대북관계는 실패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북한 탓으로 돌려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나는 강경주의자가 아니다.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나라당 최고위원단 및 상임위원장들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대면해 보니 대단히 솔직하고 실용적이며 상당한 논리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정례 라디오연설에서 “세계안보와 지역안보를 위협하는 북한당국의 무모한 행동은 어떤 명분도 가질 수 없다”면서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고도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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