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씨 전략공천 검토
덕진에는 김근식 씨 내정
“鄭, 무소속 연대 모색”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북 전주 덕진 4·29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을 배제키로 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지도부가 인천 부평을 선거에 ‘다걸기(올인)’할 태세다. 한 핵심 당직자는 7일 “민주당에 4·29 재선거는 사실상 부평을 한 곳에서만 치러진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하면 전주 완산갑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공천 배제 사유로 “부평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따라서 부평을에서 패배한다면 현 지도부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고 정 대표에겐 ‘정치적 사망선고’가 될 수 있다. 정 대표는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접촉해 부평을에 출마해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끝까지 고사하자 이날 밤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어 이곳에 홍영표 전 재정경제부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을 전략 공천하는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또 전주 덕진에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서둘러 내정했다. 386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 등을 지낸 북한 전문가로서 ‘개혁 공천’ 취지에 맞는 인물이라는 게 지도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교수가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데다 지난해 총선 때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당선 가능성이 없는 28번에 배정되자 후보직을 사퇴했던 전력이 있어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의 출신지인 전북 지역 의원들은 전주 덕진 공천자에 대한 선거 지원 유세를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제 자식이 아무리 못났어도 밖에 나가 맞고 들어오면 속이 상하는 법”이라며 “1년여 전 대선주자였던 정 전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한 당 후보 지원 유세는 할 수 없다는 점을 정 대표에게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에 머무르고 있는 정 전 장관은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숙고에 들어갔다. 한 측근은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과 인접한 전주 완산갑에서 ‘무소속 연대’를 펼 후보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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