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합류한 국방위, 3대 세습 이끌 친위대 자리매김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하루 앞둔 8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최고인민회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재추대하고 헌법을 수정 보충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하루 앞둔 8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최고인민회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재추대하고 헌법을 수정 보충했다고 보도했다. 평양=로이터 연합뉴스
■ 北 최고인민회의 ‘국방위원회 확대-권한 강화’

軍경력 없는 장성택 이례적 발탁 ‘믿을맨’ 증명

로켓발사 주도 주규창 - 軍충성파 김정각도 포진

《북한이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에서 단행한 요직 인사의 핵심은 장성택 노동당 중앙위 행정부장(63)의 부상과 그를 포함한 국방위원회의 확대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기 체제’의 안정화와 함께 향후 아들 3대 세습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성택의 화려한 비상=장 부장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가장 든든한 가족이자 측근으로서 사실상 ‘위임 통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권력 상승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다시 공개 활동에 나선 이후 수행 빈도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점이 증명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장 부장은 2007년 4차례, 2008년 14차례(10월 이후 9회) 김 위원장을 수행했으며 올해 1분기(1∼3월)엔 19차례나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그는 권력기반(power base)과 개인적 자질(personal qualification), 정책개발 능력(policy making ability) 등 이른바 ‘3P’를 두루 갖춘 가장 확실한 후견인으로서 3대 세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인물로 지목돼 왔다. 그는 과거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38)과 각별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3남 김정운(26)의 후계 구도를 이끌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부장은 김 위원장과의 밀접한 관계 때문에 1970년대와 2000년대 두 차례나 권력 남용과 파벌 조성의 의심을 받아 권좌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살아났다. 2005년 컴백한 그는 김 위원장의 보수적인 정치 경제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성우 인민군 차수(76)를 형으로 두었지만 군 경력은 전혀 없다.

▽국방위원회 확대 강화=국방위원을 4명에서 8명으로 늘리고 구성원의 다양성을 꾀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신임 국방위원의 면면은 장 부장과 마찬가지로 최근 김 위원장의 역점 사업을 무리 없이 수행한 인물들이다.

우선 주규창 노동당 중앙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76)은 무기 개발 및 제조를 책임진 기술 관료로서 5일 ‘인공위성 광명성 2호’ 발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63)은 올해 2월 1일 김 위원장이 제333선거구에 대의원으로 추대될 때 “만경대 혈통, 백두 혈통을 총으로 지켜 나가자”고 주장하며 3대 세습을 위해 군이 충성을 다하겠다고 맹세한 인물이다. 주상성 인민보안상(76)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주민 동요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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