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3대세습 따른 사회동요 차단” 특명 내린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통해 국방위원회를 확대 강화하면서 체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하드파워(hard power)를 국방위에 총집결시켰다. 이전 국방위 멤버는 대부분 군 내부 운영(정치 행정 경제) 책임자들이었으나 이번 인사로 민간 치안(사법 경찰)과 체제 보위(간첩의 색출과 파견), 실질 군사력(무기 개발 및 제조) 분야의 실세가 대거 참여했다.
유임된 위원의 면면을 보면 조명록 제1부위원장(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군 정치 분야, 이용무(인민군 차수) 김영춘 부위원장(인민무력부장)과 김일철 위원(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등이 군 행정 분야의 책임자다. 전병호(당 중앙위 군수담당 비서) 백세봉 위원(제2경제위원장)은 이른바 ‘수령 경제’의 핵심을 이루는 ‘군 경제’ 책임자로 무기를 팔아 달러를 마련해 군사비와 김 위원장의 개인 비자금을 조달하는 군 경제 책임자다.
여기에 가세한 신임 위원들은 전혀 다른 성격의 기구를 책임진 인물이다. 장성택 위원(당 행정부장)은 사법권(법원 검찰)과 경찰권(인민보안성), 내부 간첩 색출을 통한 체제 유지(국가안전보위부)를 관장하고 있다. 주상성(인민보안상) 우동측 위원(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은 그의 하위 기관장들이다. 주규창 위원(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은 미사일 등 무기 개발 전문가다. 여기에 올해 2월 미리 임명된 오극렬 부위원장(당 작전부장)은 대남 간첩 파견 책임자로 남한 체제 교란의 전문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북한의 인사에 대해 “북한 지도부의 체제 유지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건강 이상, 시장 메커니즘과 자본주의 사조의 확대, 남한 보수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등으로 체제 유지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국방위에 하드파워를 집중시킨 뒤 이를 직접 컨트롤하면서 권력의 보위와 체제 유지에 매진시키려 한다는 해석이다.
새 국방위원들에게는 3대 세습의 기반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동요를 차단하라는 특명이 내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아들들은 20, 30대로 젊다. 따라서 노련한 후견인들의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일부 엘리트나 대다수 북한 주민은 김 부자 3대 세습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3대 세습에 따른 지도부 내부의 균열과 사회적 동요를 하드파워로 진압하겠다는 포석을 미리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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