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연대 막아라” 다급해진 민주당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05분


“선의의 경쟁 합시다”4·29 재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4일 인천 부평을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 민주당 홍영표 후보, 민주노동당 김응호 후보, 무소속 천명수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의의 경쟁 합시다”
4·29 재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4일 인천 부평을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 민주당 홍영표 후보, 민주노동당 김응호 후보, 무소속 천명수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4·29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4일 민주당엔 비상이 걸렸다.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의 전북 전주 완산갑 무소속 출마 선언이 사실상 임박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에 이어 ‘텃밭’인 전주 지역 2곳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신건 “출마, 결정만 남았다”=신 전 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 준비는 끝났지만 마지막까지 지인들과 상의해 보겠다”면서 전주로 향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전북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후보자 추천장을 받은 신 전 원장은 이날 민주당에 무소속 후보 등록에 필요한 탈당 확인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거 유세에 필요한 차량도 마련했다고 한다. 사실상 출마 채비를 끝내고 마지막 결단만 남겨 두고 있는 것이다. 신 전 원장 측 관계자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5일 오후 2시경 기자회견을 열어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신 전 원장을 만나 “당을 와해시키는 일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며 출마를 만류했다. 하지만 신 전 원장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신 전 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고려해 출마 선언을 최대한 미룰 뿐 출마하겠다는 의지는 굳어 보였다”며 “작년 총선 때 낙천됐지만 전주 덕진에 비공개 공천 신청을 한 것도 반드시 정치를 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15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며 마지막까지 계속 설득할 뜻을 내비쳤다.

▽정동영 공세 열 올린 주류=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세균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15일 전주를 방문해 4·29 재·보선 출정식을 가지려던 계획을 급히 취소했다. 한 당직자는 “신 전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날에 그곳을 방문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신 16일 전주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 이후 흐트러진 전북 지역의 민심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주류 측은 신 전 원장에게 무소속 출마를 권유한 정 전 장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는 한편 신 전 원장에게 불출마할 것을 호소했다. 정 대표 측 최재성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신당(정동영-신건 당)’을 만들겠다는 정 전 장관의 행위는 정치적 퇴행”이라며 “무소속 당선 뒤 복당하겠다고 말한 정 전 장관이 자기 논리의 함정에 빠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정 대표는 13일 밤 김영진 김충조 박상천 이석현 의원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들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상임고문단을 만찬에 초청해 “당의 단합에 필요한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영진 의원은 “전주 덕진 공천 파동으로 빚어진 무소속 연대 움직임에다 노무현 정부 비리 사건까지 터져 민주당은 당의 모태(母胎)인 평민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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