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북한의 개성공단 인질극'. 방형남 논설위원입니다.
======================================
북한의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억류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30일 개성공단 근무자인 유씨를 체포한 뒤 우리 측의 접견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로 19일째 북한 땅에 붙잡혀있는 유씨가 느끼는 공포가 얼마나 클지 쉽게 짐작이 됩니다.
외국인을 체포하면 해당국가에 영사 접견 기회를 주는 게 국제적 관례입니다. 북한은 유씨에 앞서 억류한 미국인 여기자 두 명에게는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접견을 허용했습니다. 북한은 우리 국민의 인권과 정부의 존재를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외치던 '우리 민족끼리'는 거짓 선동이라는 게 이번 사례에서도 드러났습니다.
2004년 남북이 체결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에 는 '북측은 남측 인원이 조사를 받는 동안 그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접견권도 주지 않는 게 무슨 기본권 보장입니까.
개성공단은 우리가 모든 인프라를 제공해 만들어졌습니다. 북한은 땅만 제공했습니다. 북한 땅이지만 사실상 남북한 중립지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 곳에서 벌어진 일을 이유로 북한이 우리 국민을 붙잡아 장기간 억류하는 것은 개성공단 출범 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설사 북한의 주장대로 유씨가 잘못을 저지른 게 사실이라고 해도 이토록 오래 억류를 해야 할 문제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북한이 밝힌 체제 비판과 북한 여성에 대한 탈북 책동 혐의도 복잡해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한미 키리졸브 군사연습을 빌미로 개성공단 육로통행을 차단했습니다. 로켓 도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이 나오자 6자회담 불참 등의 초강경대응을 했습니다. 우리의 PSI(대랑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I 참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협박도 했습니다. 유씨가 북한의 남한 흔들기를 위한 희생양이 돼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설사 북한이 대남전략 차원에서 유씨를 억류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인도적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은 어떤 경우든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유씨 문제를 심각하게 판단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제2,제3의 인질극이 벌어질 것입니다. 지금도 개성공단에 737명을 비롯해 783명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