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떤가. 북한은 14일 6자회담 불참과 핵 불능화 중단, 핵 사찰단원 추방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란이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겠다고 한 다음 날 북한은 6년 가까이 지속돼 온 협상 테이블을 뒤집어엎겠다는 태도다. 미국의 전략은 ‘스마트 외교’로 바뀌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재미를 톡톡히 봐 온 ‘벼랑 끝 전술’을 버릴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번에도 핵 시설 재가동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위협으로 미국의 보상 보따리를 키우겠다는 속셈 같다.
미국도 어차피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협상전략임을 간파하고 있는 만큼 과민반응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5일 미국이 북-미 양자협의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그렇지만 아직 미국이 북한에 어떤 본격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아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이 이란에만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자신에겐 무관심하다며 화를 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아마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엔 화해의 메시지를 담은 서신과 동영상을 보내면서도 북한엔 별다른 언급이 없다는 불만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앞서 북한은 자신의 행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스스로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고서 어떻게 ‘화해의 미소’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북한은 으름장을 놓는 데는 전문가다. 이제는 으름장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면에서 북한은 이란을 배울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는 핵과 주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했을 때 “조선인민은 관대한 인민이며 과거를 잊고 새 시대를 열 수 있다”고 화답할 준비가 돼 있을까.
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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