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초상화는 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공식적인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1997년 10월 9일 처음 공개됐으며 1998년 9월 6일 그가 국방위원장에 재선된 다음 날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2009년 4월 현재 67세가 된 김 위원장이 ‘젊은 장군님’의 초상화를 통해 북한 주민과 국제사회에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건강 이상 불식하고 후계 준비 포석?=북한의 모든 언론매체는 당에 의해 통제되며 모든 언론 보도는 체제 강화와 유지에 활용된다. 북한 지도부의 의도는 세 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김 위원장의 건재를 알리고 건강 이상에 대한 주민들의 동요를 잠재우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북한 지도부가 후계자 지명을 앞두고 김 위원장을 우상화하는 작업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 스스로 늙고 지친 현재 상태를 회피 또는 부인하려는 심리상태라는 점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다.
▽어떤 초상화인가=초상화는 1997년과 1998년의 것과 같은 크기다. 노동신문에 게재된 크기는 가로 21.8cm, 세로 27.5cm로 지면의 37%를 차지했다.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인민복을 입었고 윗옷의 단추는 2개만 표현됐다. 사진은 총천연색이다. 통상 북한 신문은 흑백으로 제작되지만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는 예외다.
▽왜 초상화일까=북한에선 김일성 주석 때부터 중요한 행사를 보도하면서 1면에 사진이 아닌 초상화를 게재하는 것이 관행이다. 김일성의 초상화는 그의 나이 57세였던 1968년 1월 1일자 노동신문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매년 1월 1일과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젊은 시절 김일성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는 김일성의 사망을 알리는 1994년 7월 9일자 부고기사까지 약 25년간 똑같은 모습으로 실렸다. 그의 초상화는 1997년 1월 1일 자 이후 사라졌다. ‘유훈통치’가 끝나면서였다.
최고지도자의 사진 대신 젊은 시절의 초상화를 싣는 것은 얼굴에 나타난 건강상태를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북한 신문이 보도하는 주요 정치인 사진은 풀쇼트의 비율이 높고 클로즈업이 거의 없다. 따라서 외부 관찰자들은 안색을 보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