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제49주년 기념식’에서 김양 보훈처장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현재) 비리와 부패를 청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성역 없는 수사’ 원칙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 풍요와 정신적 성장이 함께하고 인류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성숙한 세계국가를 이뤄야 한다”며 “지금 비록 힘들지만 변화와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 미래의 걸림돌이 되는 것들과는 과감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기본을 바로 세우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지금 조용하지만 일관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회 모든 부문의 윤리기준을 높이고 잘사는 나라를 넘어서 깨끗한 사회, 바른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8일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서 “(공공기관장) 여러분이 맡은 조직은 스스로 개혁하고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국가적 목표에 대한 시대적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국가대표 야구팀의 애국심을 거론하며 “선수들에게는 개인에 앞서 국가가 있었다. 김인식 감독은 결승전에서 일본에 진 뒤 나를 만날 때까지 분을 못 삭이고 아쉬워했다”면서 “그런 정신이 공직자에게는 부족하다. 한국팀의 선수와 감독의 정신보다 공공기관의 공무원, 공직자가 더 국가를 앞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일부 공기업 노조에 대해 “길거리에 나오고 반개혁적인 벽보를 붙이는 그런 공직자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