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국회의원으로 돌아왔다. 정동영 당선자의 원내 복귀는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2004년 4월 17대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노인 폄훼’ 발언 파문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한 지 5년 만이다.
사실 그의 당선은 자신의 첫 지역구이자 15, 16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득표율을 기록했던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했을 때 예견됐던 일이다. 오히려 그의 성공을 가늠하는 지표는 완산갑이었다. 그와 무소속연대를 형성한 신 후보의 지지도는 선거 초반 민주당 이광철 후보에게 2배 이상 뒤졌다. 그러나 19일 두 사람이 무소속연대를 선언하자 신 후보의 지지도는 급속히 올라갔고 예상 밖의 낙승을 거뒀다.
정 당선자는 신 후보와 함께 30일 민주당에 복당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그는 이날 밤 전주 객사에서 신 후보와 함께한 당선사례 집회에서 “나와 신 당선자가 보금자리로 돌아가 야당 체질을 강화하겠다”며 복당 의지를 재천명했다. 민심이 그의 공천 배제가 잘못됐음을 입증했고, 민주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동의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복당은 없다”고 거듭 천명한 당 지도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정세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당을 잘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해 정 당선자의 복당은 안중에 없음을 시사했다. 정 당선자의 무소속 출마로 격심한 내홍을 겪었던 민주당은 그의 복당 문제로 또 한 차례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향이 정 당선자를 살렸다’는 사실은 되레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전주 민심은 그에 대한 동정론도 적지 않았지만 그의 무소속 출마를 마뜩잖게 생각하는 쪽도 상당하다. 따라서 그의 향후 행보가 민주당 내부의 권력다툼 양상으로 비친다면 여론이 그에게서 등을 돌릴 수도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정 당선자가 이제부터는 낮은 자세로 민심을 얻고 외연을 넓히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순창(56)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MBC 정치부 차장, 주말뉴스 앵커 △15, 16대 국회의원 △통일부 장관 △열린우리당 당의장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
전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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