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대선 논공행상으로
자리만 차지한 경우도 있어
청와대 직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행정관이 이래저래 눈총을 받고 있다. 청와대 인력 증가의 주범인 데다 일부 행정관은 업무능력에서 뛰어나지도 못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 때문이다. 거기에다 일부 직원은 청와대 밖에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행정관은 청와대 직원 가운데 2∼5급 공무원을 통칭하는 직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전체 522명 직원 중 280명 정도(54% 안팎)가 행정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 인력을 노무현 정부보다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행정관 대신 기능직을 많이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관 수를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늘리는 것은 이들이 국정업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대통령선거의 논공행상이나 ‘연줄’에 따라 행정관이 임명되는 탓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와대 행정관은 부처 공무원보다 상대적으로 권한이 많다. 이 때문에 ‘폼 나는 자리’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 행정관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관이 많아지면서 업무의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 행정관은 “매일 비서관에게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한 가지 이상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보고를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자료를 부처에 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매일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에 청와대 면회실 건물 앞은 퇴근용 버스를 타려 기다리는 행정관 등 직원들로 북적거린다. 한 비서관은 “‘칼 퇴근’하는 직원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집권 2년차인데 좀 더 뛰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