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박근혜의 진짜 측근인가?

  • 입력 2009년 5월 8일 02시 56분


2007년 대선후보 경선때
캠프운영-사석 발언 싸고
여러차례 마찰 빚어
일부선 “金, 자기정치 준비”
金, 원내대표 독자출마 가능성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강한 반대에 따라 사실상 무산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놓고 정치권에서 적지 않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친박계 핵심인 그는 ‘부당한’ 공천 탈락에 항의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바로 탈당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남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지난해 7월 한나라당에 복당했다. 지금은 ‘친박계 2인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얘기가 많다. 친박 진영에서 김 의원이 갖는 ‘무게감’은 다른 의원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의 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두 사람 사이가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말도 없지 않다.

박 전 대표의 원칙의 정치와 김 의원의 현실의 정치가 부딪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6월 박 전 대표가 “공정 경선을 하겠다”는 이유로 당대표 직에서 물러난 후 이명박 당시 후보 측의 이재오 전 의원 등은 의원 설득 작업에 적극 나섰다. 이에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의원들을 다 빼가니 우리도 빨리 캠프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묵묵부답이었다. 김 의원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박 전 대표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고 서두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캠프가 만들어진 이후 김 의원은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역할 배분 △정치 스타일의 충돌 △사석에서의 거친 발언이 문제가 돼 박 전 대표와의 관계가 그리 매끄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총선 이후 김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차기 행보와는 별도로 ‘자기 정치’를 하고 싶어 한다”고 말이 나돌곤 했다. 박 전 대표에 매달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4선의 중진으로 자신의 정치 영역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비참한 2인자’의 운명을 맞은 이재오 전 의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있다”거나 “‘포스트 박근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선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추대’되는 모양새가 아니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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