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는 당이 어려울 때 나섰지 당이 잘 나갈 때 싸우지 않았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13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원조 소장파'를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한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 날 "우리가 소장파라는 얘기와 '남·원·정'이란 소리를 왜 듣게 됐느냐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정치 생명을 걸고 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싸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원정'은 16, 17대 국회 때 소장파를 대표했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의원을 일컫는 말이다. 당 미디어발전특위원장인 정 의원은 "계파 간 갈등이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거기에 줄 서지 않았다"며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미디어법안을 내가 총대 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 의원의 발언은 11일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쇄신을 얘기하는 (정병국 남경필 의원 등) '원조 소장파'라는 사람들은 당이 어려울 때 자기를 던지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무슨 쇄신을 얘기하느냐"며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쇄신파를 향해 "조기 전대 얘기가 나오는 것은 비 오는 날 개구리가 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 "원칙이 트레이드마크인 만큼 원칙을 잘 지키실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길을 가실 것이다. 서로 남 탓을 하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 진영이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에 대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지만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