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 원내대표 경선… 막판 열띤 선거전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정세균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에 대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구두 경고 조치를 두고 “제 식구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국민의 평가”라며 “사법부 권위가 땅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김경제  기자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정세균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에 대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구두 경고 조치를 두고 “제 식구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국민의 평가”라며 “사법부 권위가 땅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김경제 기자
공항에 ‘영접’나가고… 의원실 ‘순례’나서고…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4일 김부겸 박지원 이강래 의원 등 후보 3명은 막판 부동표 잡기에 총력전을 폈다.

김, 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홍재형 의원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달려 나갔다. 홍 의원이 경선의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가 될 충청권 의원 8명의 좌장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15일에도 새벽 4시 인천공항에 나가 이미경 사무총장을 마중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3일 오후 귀국한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김, 박 의원으로부터 90도 각도로 인사를 받고 난 뒤 동료 의원들에게 “내가 마치 순방 다녀온 대통령 같더라”고 농담을 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도 14일 새벽부터 밤까지 소속 의원 방을 4, 5번씩 차례로 들락날락거리는 후보들의 숨 가쁜 릴레이가 이어졌다. 일부 후보 측은 보좌진을 층별로 배치해 의원들이 방에 들어오는 즉시 후보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작전’을 펴기도 했다. 한 보좌관은 “각 후보 진영이 하루 종일 ‘의원님 계시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업무처리를 전혀 못했다”고 토로했다.

세 후보 진영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다양한 심리전을 구사했다. 이 의원 측은 “1차 투표에서 과반(43표)을 얻어 단판 승부로 끝낸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때 확보했던 고정 지지표(31표)에 플러스알파로 10표 정도가 추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보고 이, 박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2지망에는 김 의원을 선택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박 의원 측은 “계파 간 대결로 한나라당에 맞설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죽어가고 있다”며 ‘엄살 작전’을 펼쳤다.

이처럼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자 상당수 부동층으로 분류된 의원들은 “섣불리 표심을 드러냈다가는 큰일 나겠다”며 이중, 삼중으로 ‘보험’을 들거나 아예 침묵을 지켰다. 수도권의 A 의원은 김, 박 두 의원에게 모두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중진 B 의원과 호남 C 의원은 이, 박 의원이 서로 ‘자기 표’라고 분류하는 데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침묵 모드’로 이날 하루를 버텼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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