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4일 김부겸 박지원 이강래 의원 등 후보 3명은 막판 부동표 잡기에 총력전을 폈다.
김, 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홍재형 의원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달려 나갔다. 홍 의원이 경선의 승패를 가르는 캐스팅보트가 될 충청권 의원 8명의 좌장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15일에도 새벽 4시 인천공항에 나가 이미경 사무총장을 마중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13일 오후 귀국한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김, 박 의원으로부터 90도 각도로 인사를 받고 난 뒤 동료 의원들에게 “내가 마치 순방 다녀온 대통령 같더라”고 농담을 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도 14일 새벽부터 밤까지 소속 의원 방을 4, 5번씩 차례로 들락날락거리는 후보들의 숨 가쁜 릴레이가 이어졌다. 일부 후보 측은 보좌진을 층별로 배치해 의원들이 방에 들어오는 즉시 후보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작전’을 펴기도 했다. 한 보좌관은 “각 후보 진영이 하루 종일 ‘의원님 계시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업무처리를 전혀 못했다”고 토로했다.
세 후보 진영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다양한 심리전을 구사했다. 이 의원 측은 “1차 투표에서 과반(43표)을 얻어 단판 승부로 끝낸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 때 확보했던 고정 지지표(31표)에 플러스알파로 10표 정도가 추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보고 이, 박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2지망에는 김 의원을 선택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박 의원 측은 “계파 간 대결로 한나라당에 맞설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죽어가고 있다”며 ‘엄살 작전’을 펼쳤다.
이처럼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자 상당수 부동층으로 분류된 의원들은 “섣불리 표심을 드러냈다가는 큰일 나겠다”며 이중, 삼중으로 ‘보험’을 들거나 아예 침묵을 지켰다. 수도권의 A 의원은 김, 박 두 의원에게 모두 “도와주겠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중진 B 의원과 호남 C 의원은 이, 박 의원이 서로 ‘자기 표’라고 분류하는 데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침묵 모드’로 이날 하루를 버텼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