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표측 “親李 안형환은 살리고 親朴만 죽이나”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대법원이 14일 18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 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김노식 양정례 의원의 징역형을 확정한 데 대해 정치권은 한결같이 “안타깝다”면서도 정당에 따라 “합당한 대가를 치른 것이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등 다양한 속내를 드러냈다.

당의 존립 위기를 맞은 친박연대는 이날 서 대표 등의 의원직 상실이 확정된 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서 대표 측은 친이(친이명박) 성향의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의원직 상실 위기를 벗어난 데 대해 “살아 있는 권력인 친이는 놔두고 친박(친박근혜)만 죽이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전지명 대변인도 이날 “이번 판결은 대단히 정치적인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한국 정치가 좀 더 발전하고 깨끗한 민주주의로 승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들은 법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친박연대 후보로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입당한 조원진 의원은 “서 대표 본인이 직접 수뢰한 것도 아니고 당에서 선거자금으로 썼는데 당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정치권의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결과를 놓고 보면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일부 의원의 행태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은 이번 판결이 문국현 대표의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했다. 문 의원은 공천헌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 2년형을 받고 다음 달 4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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