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상임위 리더십 궁합 보니…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소통원활 지경위 위원장 - 여야 간사 모두 총무형 스타일

충돌잦은 교과위 위원장 총무형… 여야 간사는 예측불허

18대 국회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를 받은 상임위원회의 경우 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리더십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임위 활동 과정에서 마찰을 자주 빚어 파행되거나 부실하게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은 상임위는 여야 간사 간에 ‘궁합’도 좋지 않아 뚜렷이 대비됐다.

지식경제위원회는 정장선 위원장(민주당)과 한나라당 김기현 간사, 민주당 최철국 간사가 모두 ‘총무형’ 리더십으로 나타났다. 총무형은 업무 자체에 충실한 경향이 뚜렷하다. 그래서 여당은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집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에 리더십이 같은 유형으로 나타나면서 지경위는 원활한 의사소통과 타협으로 쟁점 법안들을 비교적 매끄럽게 처리했다. 총무형 리더십은 묵묵히 일하면서도 홍보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지경위는 ‘밥값’을 제대로 못하는 다른 상임위와 비교되면서 ‘일 잘하는 상임위’로 조명을 받았다.

반면 개원 이후부터 줄곧 여야가 다투면서 법안 처리 실적이 ‘꼴찌’였던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김부겸 위원장(민주당)과 한나라당 임해규 간사, 민주당 안민석 간사 간의 ‘궁합’이 최악이었다. 김 위원장은 총무형(31.9점)이었지만 임 간사는 홍보형(24.7점) 기획형(14점) 괴짜형(14점)에서 점수가 높았다. 안 간사는 총무형(26.9점) 영업형(21점) 주주형(20점)의 특징이 섞여 있다. 두 간사 모두 특정 유형의 점수가 뚜렷하게 높지 않아 행동 패턴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서로 겹치는 리더십 유형도 없어 매사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찰이 많았던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도 여야 간사의 스타일이 확연하게 달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에 폭력 사태를 빚은 외통위에서는 박진 위원장(한나라당)이 총무형(38.6점)인 반면 한나라당 황진하 간사는 홍보형(30.3점), 민주당 문학진 간사는 영업형(28점)으로 분류됐다. 총무형인 박 위원장은 원내지도부의 방침대로 일을 처리하려고 했고, 리더십 스타일이 다른 두 간사는 자주 충돌했다.

문방위도 고흥길 위원장(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나경원 간사는 총무형(각각 43.6점, 36.9점)인 반면 민주당 전병헌 간사는 영업형(37.7점)이었다. 문방위에서 충돌이 잦았던 것은 다양한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견해가 달랐던 것뿐만 아니라 두 간사의 판이한 리더십 유형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16개 상임위 중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모두 설문에 응한 곳은 외통위 교과위 문방위 지경위 등 4곳이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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