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누굴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첫 분석”

  • 입력 2009년 5월 15일 02시 56분


조사 맡은 황상민 교수 기고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갑다. 국민은 자신이 선택한 대표자를 스스로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철마다 화려한 경력에다 훌륭한 공약과 함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하겠다고 외치지만 막상 당선 이후엔 다르다. 누구 파, 누구 계열이라고 구분 짓고 의도적으로 ‘사보타주’를 하는 것도 예사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국가운영을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당선 뒤에는 누가 봐도 낯선 모습으로 변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국회의원의 정치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대표’라고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그렇게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이들은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나. 혹시 공천권을 쥔 사람이나 정치 생명을 함께 하는 계파 수장을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닌가. 국회의원을 한 회사에서 일하는 임원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봤다. 회사에서 직원의 운명을 쥐고 있는 사람이 회장이나 사장이라면 국회의원은 이들의 모습과 닮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하는 행동의 기제가 무엇인지 연구한 것은 처음이다. 회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면서도 고객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국회 모습 또한 마찬가지다. ‘주식회사 국회’는 그들의 운명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나 당내 숨은 권력자의 임무에 따라 총무형과 영업형 기획형 홍보형 등의 임원으로 움직였다. 의원들의 정치 리더십 스타일을 살펴보니 이들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해석할 수 있었다.

정당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얻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정치다. 국민은 자신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치열하게 싸우라고 요구해야 한다. 대신 국민은 그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또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지켜보면 된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정치 리더십 스타일을 아는 것은 그들이 싸우는 목적과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국회의원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있다.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리더십을 발휘할 때 원하는 정치 진로에 한 발 가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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