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20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요즘 공연계에 정치를 소재로 한 작품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독재에 대한 저항과 풍자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개혁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다룬 작품들이 많아졌습니다. 정치부 유성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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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고궁 뮤지컬 '대장금'입니다.
인기드라마를 뮤지컬로 각색했던 이 작품은 주인공인 대장금 대신 실존 인물 조광조의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원작은 요리를 소재로 삼았지만 이번 작품은 조광조를 중심으로 한 급진개혁파와 중종반정을 이끈 공신들의 치열한 대결을 다룹니다.
(인터뷰) 이지나 / '대장금' 연출가
"조광조라는 인물이 가진 사상의 비장미는 굉장하지만 결국은 꿈을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시 정권을 실제로 가진 훈구세력도 분명히 타당성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29일 막을 올리는 연극 '사드 마라'는 프랑스 혁명기를 배경을 다룬 작품입니다.
단두대로 구세력을 물리치고 세상을 개혁하려 했던 혁명가 장 폴 마라와 과격한 혁명의 무의미함을 일깨우려 했던 작가 사드의 대립을 다뤘습니다.
(인터뷰) 박근형 / '사드 마라' 연출가
"사드 역시 초창기 혁명에 참여했지만 그것 역시 또다른 피를 부른다. 진정한 자유와 혹은 인간의 삶이라는 건 그런 정도가 아니다."
최근 연극계에는 이처럼, 개혁과 진보 세력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개혁을 내세웠던 참여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서, 개혁 세력에 대한 비판적 고민이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심재찬 /연출가 · 전 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
"과거에는 개혁이 무조건 좋은 것처럼 여겨졌지만 정치세력이 대중의 동의를 무시한 채 진행한 개혁을 겪으면서 개혁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된 거죠."
과거 공연계에는 민주와 반민주라는 구도로 사회를 바라보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단순한 대결구도를 넘어 개혁의 방법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유성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