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대통령, 모든 게 자기 탓이라고 하더라”

  • 입력 2009년 5월 24일 02시 54분


■ 2주전 부부동반 식사한 고교동창 원창희 씨

“평범하게 살았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가족에 미안함 피력”

“모든 게 자기 탓이라고 하더군요.”

23일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현 개성고) 동기인 원창희 씨(63)는 2주일 전 노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이 한 말을 소개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원 씨는 부인도 권양숙 여사와 잘 알아서 부부끼리 종종 연락하며 왕래하던 사이였다고 했다.

원 씨는 “위로 차 한번 가겠다고 제의했더니 오라고 해 8일 회 한 접시를 들고 가서 네 명이 2시간 넘게 이야기하며 저녁식사를 했다”고 전했다. 원 씨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원 씨는 “내가 (박연차 회장이 주었다는) 시계가 어떤 시계냐고 물어봤는데 ‘그런 거 구경도 못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원 씨는 “사람들이 ‘어떻게 부인이 돈 받은 것도 모를 수가 있느냐’고 한다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일반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상식이 다른 것 같다. 부부끼리 사생활도 있고 말하지 않는 것도 있지 않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원 씨는 “옆에 앉아 있던 권 여사도 그런 뜻으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도 가족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씨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자식들이 결혼하면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얼른 아이들한테서 관심이 멀어져야 할 텐데…. (자녀들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평범하게 살았으면 이런 일 없었을 텐데”라는 말도 했다고 원 씨는 전했다.

양산=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동아닷컴 뉴스콘텐츠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