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확인한 權여사 한동안 실신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4일 02시 54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공식 확인한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에는 23일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 수백 명이 병원 인근과 장례식장 앞까지 찾아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들은 권양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25분경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시신을 확인한 후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실신했다. 권 여사는 병원 11층에 마련된 VIP 병실로 옮겨졌다. 정신을 되찾은 권 여사는 오후 4시경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를 탄 채 고개를 숙인 모습으로 병실을 나서 봉하마을로 향했다. 권 여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않고 흐르는 눈물을 막으려는 듯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지하 2층에 준비된 차에 올랐다. 권 여사와 동행한 다른 유족들은 취재진을 향해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와 딸 정연 씨도 병원을 찾아 시신을 직접 확인했다. 병원 관계자는 “장례식장 입관실에서 건호 씨와 정연 씨가 노 전 대통령을 입관하는 장면을 지켜봤다”며 “건호 씨는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해했고 정연 씨는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속속 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하나같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기도 했다. 문 전 실장은 권 여사와 함께 병원에 도착해 사후 대책에 대해 병원 관계자 등과 논의했다. 유 전 장관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너무 잔인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정길 대통령실장,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도 병원을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병원 주변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나온 환자와 가족, 인근 주민 수백 명이 찾아왔다. 시민들은 시신이 병원을 떠난 오후 5시 40분경까지 병원 주위에 머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양산=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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