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통령’에 ▶◀ 추모글 잇달아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2002년 대선 당시 누리꾼들의 집중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돼 ‘인터넷 대통령’으로 불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인터넷에서는 추모 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도 로고를 변경하고 추모 게시판을 별도로 개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확인되자 로고를 검은색으로 바꾸고 국화와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라는 문구를 로고 옆에 배치했다. 네이버는 또 메인화면 오른쪽에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추모 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이 게시판에는 24일 오후 11시 현재 37만 건이 넘는 애도의 글이 게시됐다.

다음 역시 로고를 검은색으로 바꾸고 오프닝 화면에서 추모게시판으로 연결되는 버튼을 만들어 오후 11시 현재 8만 개가 넘는 추모 글이 올라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운영하던 사이트인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 추모게시판에는 개설 하루 만에 22만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23일 이용자 폭주로 접속이 어려웠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이날 오후 11시 현재 6만5000여 건의 추모 글이 게시됐다.

누리꾼들은 글머리에 ▶◀(근조) 표시를 달고 슬픔을 나눴다. ID ‘바람돌이’는 “국민을 먼저 생각했고 꿋꿋하게 소신을 지키셨던 분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승에서 보내야 했던 치열한 기억을 잊고 하늘에서 편한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시길 바란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ID ‘노란손수건’은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죽음을 택했을까 마음이 아프다. 모든 짐을 혼자 떠안고 가겠다는 고귀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난의 글도 잇따랐다. ID ‘봄봄’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마련했는데 경찰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차벽으로 길을 막아 조문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공권력을 정권 유지를 위해서만 쓰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24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묵념하는 사진과 함께 “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려 노 전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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