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 등 유족들은 당초 가족장을 염두에 뒀으나 참여정부 각료 및 측근들과 24일부터 이틀간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영결식장을 옮기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영결식장 변경 배경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분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장 준비 과정을 집행하는 정부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현재 광화문 복원 공사로 경복궁 내 공간 확보가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지만 정부는 최대한 유족 측의 의견을 수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노 전 대통령 국민장 공동장의위원회 구성을 마치는 대로 영결식 장소를 경복궁으로 확정하게 된다. 문화재청은 "흥례문 앞뜰은 지난해 광복 60주년 기념식과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있었던 곳"이라며 "현재 광화문 복원 공사 때문에 친 울타리를 30~40m 광화문 공사 현장 쪽으로 들여 영결식 공간의 길이를 100여 m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 측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장의위원회는 29일 오전 6시 봉하마을에서 발인제를 갖고 서울로 출발해 오전 11시 경복궁 내 뜰에서 영결식을 거행하게 된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여야 정치인, 지지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2006년 10월 26일 거행된 최규하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군악대의 조악연주, 국민의례, 국기에 대한 묵념, 고인 약력 발표, 조사 낭독, 종교 의식, 유족과 귀빈 헌화, 조가 등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영결식이 끝나면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실은 영구차는 경복궁 동문-동십자각-광화문-세종로터리-남대문 등에서 노제를 지낼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영구차는 청와대 입구에도 잠시 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유언에 따라 서울 인근 화장장에서 화장을 한 다음 산골과정을 거쳐 유골함은 다시 봉하마을로 옮겨진다. 장지가 확정될 때까지는 봉화산의 사찰인 정토원에 임시 안장할 예정이다. 장지는 봉화산, 사저 뒤편 공간, 노 전 대통령 의 선영 근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