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 우라늄농축시설 본격 가동?

■ 北의 다음 카드는 뭘까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꺼낼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다시 대북 제재조치에 착수할 경우 북한은 한 단계 높은 강경 대응으로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한 대남, 대미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선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점친다. 2차 핵실험보다 규모가 작은 핵실험을 해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을 대외적으로 시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전술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파키스탄도 대규모 핵실험과 소규모 핵실험을 함께 실시해 전술핵무기 등 다양한 수준의 핵무기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소량의 플루토늄을 이용해 언제든지 소형 핵실험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추가 핵실험을 위해 영변 핵시설의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 속도를 높여 플루토늄 재고량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포동 2호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수도 있다. 북한이 지난달 초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 추가 발사를 위해 로켓을 더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6년 이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번갈아 실시하면서 한반도 위기지수를 극대화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경우 북한이 이번엔 ‘인공위성 발사체’가 아닌 ICBM을 발사하겠다고 대내외에 선언하고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추가적 자위조치’로 핵실험과 함께 ICBM 시험발사를 언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음을 강력히 시사해 대외적 위협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본격 가동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기술 수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우라늄을 농축하면 플루토늄보다 쉽게 무기급 핵연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북한은 파키스탄의 A Q 칸 박사의 도움을 받아 확보한 원심분리 방식으로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우라늄 농축기술을 상당 수준으로 끌어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동·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휴전선 인근에서 국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군 당국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