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유족 측이 25일 정부에 영결식장을 경남 김해시 진영공설운동장에서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로 하자고 제안한 것은 장례식 성격이 국민장인 데다 전국의 추모 열기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활동 무대였던 서울에서 노제(路祭)를 지내고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주변 의견이 많았다. 영결식에 참여하는 내외빈의 보안 문제 역시 반영됐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애도를 표하려는 거리 인파들도 고려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광화문 복원 공사로 경복궁 내 공간 확보가 어렵고 장소가 협소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영결식 장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26일 최종 확정된다. 행정안전부는 “흥례문 앞뜰은 지난해 광복 60주년 기념식과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있었던 곳”이라며 “하지만 현재 광화문 복원 공사 중인 데다 수많은 조문객을 모시기에는 장소가 너무 좁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장의위원회는 29일 오전 6시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발인제를 갖고 서울로 출발해 오전 11시 영결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여야 정치인, 지지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영결식이 끝나면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는 서울 시내 주요 거리를 지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영구차는 청와대 입구에도 잠시 들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제 장소로는 서울광장 등 몇 군데가 거론된다. 노제에 이어 노 전 대통령 유언대로 시신을 서울 인근 화장장에서 화장한 다음 유골함은 다시 봉하마을로 옮겨진다. 삼우제 때까지는 봉화산의 사찰인 정토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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