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년7개월 만에 또 핵실험… 미사일 3발 발사

  • 입력 2009년 5월 26일 02시 56분


폭발력 1차때보다 최대 25배 커진듯… 서해에도 ‘항해금지’ 설정 미사일 추가발사 예상

어제오전 함북 풍계리서 실험
北, 미국-중국에 사전 통보
정부 긴급안전보장회의 열어

북한이 25일 오전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오후에는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11시 59분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의 요구에 따라 공화국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체98(2009)년 5월 25일 또 한 차례의 지하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또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기상청은 “25일 오전 9시 54분 43초 함북 길주군 풍계리 근처에서 리히터 규모 4.4의 지진파가 발생한 것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41.28도, 동경 129.13도이다. 지진파가 발생하고 48초 뒤인 오전 9시 55분 31초에 강원 속초관측소에서 처음으로 감지됐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최대 20kt(킬로톤·1kt은 TNT 폭약 1000t의 폭발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시 지진파는 리히터 규모 3.9, 폭발력은 0.8kt으로 추정됐다. 러시아 국방부도 북한의 2차 핵실험 폭발력이 20k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25일 이타르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북한이 비록 두 번의 핵실험을 했지만 핵무기에서 분명한 발전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국제적 기준의)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또 낮 12시 8분경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지대공 단거리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오후 5시 3분경 강원 원산에서 지대함, 함대함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군 당국자는 전했다. 미사일 사거리는 130km 안팎으로 추정됐다.

군 관계자들은 핵실험 정보를 탐지하려는 미일 정찰기의 비행을 저지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1시 반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NSC 회의에서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말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되, 빈틈없는 안보태세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은 핵실험 계획을 미국과 중국엔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평양에서 서북쪽으로 약 100km에 있는 서한만 연안을 항해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일본 해상보안청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항해금지 시간은 25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항해금지 구역 설정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사일 발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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