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참여는 선전포고…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 정전협정 구속력 잃어 조선반도 곧 전쟁상태” 정부 “냉철히 대응”… 구축함 NLL 전진배치
북한은 27일 한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가입이 자신들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반발하면서 “어떤 사소한 적대행위에도 강력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또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게 돼 조선반도는 곧 전쟁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성명을 내고 “서해 우리의 해상군사분계선 서북쪽 영해에 있는 남측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법적 지위와 그 주변 수역에서 행동하는 미제침략군과 괴뢰해군 함선 및 일반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1월부터 거듭 밝혀온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무효화 선언에 이어 무력충돌을 감행하겠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긴장의 연평도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선언에 대해 북한이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선 2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해안에서 불과 1.4km 전방에 위치한 북방한계선(NLL)에서 중국 어선들이 NLL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면서 조업하고 있다. 그 뒤로 7km 떨어진 북한 옹진반도 장재도 앞에 북한 선박 30여 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연평도=변영욱 기자성명은 한국의 PSI 가입을 비난하면서 “우리 선박들에 대한 단속, 검색 행위를 포함하여 그 어떤 사소한 적대행위도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용납 못할 침해로 낙인하고 즉시적이며 강력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대도 더는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는다면 법적 견지에서 조선반도는 곧 전쟁 상태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며 우리 혁명무력은 그에 따르는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이날 성명을 내고 “(남측이)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선전포고를 해왔다”며 “우리는 전시에 상응한 실제적인 행동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위협 성명에 대해 보고받고 “관련 부처들이 냉철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만일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동안 한미연합군이 대북 특별경계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서해 NLL 해상에 한국형구축함(KDX-Ⅰ) 1척을 전진 배치하는 등 기습도발에 대비했다. 한편 북한은 26일 오후 9시 10분경 함남 함흥시 이남 신상리의 포병부대에서 동해상으로 지대함 단거리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25일 2차 핵실험 이후 발사한 단거리미사일은 모두 5발로 늘어났다. 또 북한은 최근 영변의 핵재처리 시설(방사화학실험실)을 시험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달 말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이후 폐연료봉 저장시설의 출입문이 여러 차례 열리고 재처리시설 부근에서 차량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나 아직 시험가동 단계로 완전 가동을 위해선 5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