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서울 동작을·6선) 의원은 15대 의원이자 1992년 통일국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여섯 번째 아들이다. 정 의원은 아버지보다 먼저 정치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남경필(경기 수원 팔달) 의원은 부친인 남평우(14, 15대 의원) 의원이 임기 중 별세하자 부친의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내리 4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은 13, 14대 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차남이며, 같은 당 유일호(서울 송파을) 의원은 5선 의원과 민한당 총재를 지낸 유치송 전 의원 장남이다. 한나라당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의 부친은 11, 12대 의원과 12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장성만 전 의원이다.
3선의 민주당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은 부친 김상영(8, 9대) 전 의원의 지역구에서 정계에 입문했다. 한나라당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의 부친은 이중재(6선) 전 의원이며, 같은 당 정진석(비례대표) 의원의 부친은 옛 내무부 장관을 지낸 6선의 정석모 전 의원이다.
아버지와 형이 모두 의원을 지낸 경우도 2건이었다. 18대 국회 최다선(7선) 의원인 자유선진당 조순형(비례대표) 의원은 3, 4대 국회의원과 1960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조병옥 선생의 3남 2녀 중 막내다. 형인 조윤형 전 의원도 6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도 부친(김동석 전 의원·4대 의원)과 형(김윤환 전 의원·5선)이 모두 의원을 지냈다.
형제 의원을 둔 현역 의원으로는 김태환, 조순형 의원 외에도 한나라당의 이상득(경북 포항 남-울릉) 의원과 김효재(서울 성북을)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이 의원의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은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 의원의 형 김의재 전 의원은 15대 의원을 지냈다.
4선 의원인 한나라당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은 부친과 장인이 모두 의원을 지낸 케이스. 김 의원의 부친은 김용주 전 의원(참의원)이고, 장인은 최치환(5선)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은 5선을 지낸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며 그의 장인은 3선 의원 출신인 한승수 국무총리다.
아버지에 이어 딸이 의원 배지를 단 의원들도 있다.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영애(이상 비례대표) 의원이다. 김 의원의 아버지는 3대와 6대 의원을 지낸 김두한 전 의원이며, 이 의원의 부친은 이경호(10대) 전 의원이다. 이 의원은 남편이 15대 의원을 지낸 김찬진 전 의원이기도 하다. 민주당 최규성(전북 김제-완주) 의원도 부인 이경숙 전 의원이 17대 의원을 지냈다.
이밖에도 재선의 한나라당 이혜훈(여·서울 서초갑) 의원의 시아버지는 4선 의원이자 내무부 장관을 지낸 김태호 전 의원으로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나란히 의원을 지낸 드문 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 한나라당 강용석(서울 마포을) 의원의 장인은 13대 의원을 지낸 윤재기 전 의원이며, 같은 당 이범래(서울 구로갑) 의원의 장인은 6선을 지낸 이충환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큰아버지가 6선 의원이자 7대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성태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작은 아버지가 16대 의원을 지낸 강신성일 전 의원이고, 같은 당 김광림(경북 안동) 의원은 외삼촌이 박시균(15, 16대 의원) 전 의원이다. 민주당 조배숙(전북 익산을) 의원은 형부가 전북 전주 덕진에서 13, 14대 의원을 지낸 오탄 전 의원이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정치인 가족으로서 감내해야 할 문제에 대해 "어릴 적 선거 때마다 열병을 치러야 했고, 평범한 소시민이 누리는 자유, 행복, 남이 알아보지 못하는 익명성의 편리함 등이 부러울 때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가족을 정치 선배 또는 동지로 둔 의원들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고 꼽은 고사성어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었다. 이들은 늘 "가족의 명예를 더럽힐까 늘 두려운 마음으로 산다"고 입을 모았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