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운이 후계’ 5월28일 해외공관 통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6월 2일 02시 59분



김정운(11세 때)
김정운(11세 때)
충성맹세 요구… 黨-軍-政엔 이미 전파, 주민들에겐 ‘정운 칭송’ 노래 가르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로 3남 김정운(26)을 지명하고 이를 2차 핵실험(지난달 25일) 직후 전 세계 해외 공관에 통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노동당과 인민군, 내각 등에도 내밀하게 이 같은 사실을 전파해 온 북한 지도부가 사실상 대외적으로도 ‘3대 세습’을 위한 후계자 지명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김정운 후계 체제를 굳건히 하는 데 국가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정통한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8일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해외 공관장들에게 ‘김정운 후계자 내정’ 사실을 전파했다. 또 북한은 일반 주민들에게 새 지도자에게 충성할 것을 요구하는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후계자 내정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종합적 평가 작업에 들어갔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해외 공관장들에게 e메일을 보내 김정운에게 충성을 맹세하도록 한 사실이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는 북한이 3남 김정운의 후계자 지명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 지도부가 군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성 등 주요 체제보위기관 간부들을 대상으로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사상학습도 실시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본보가 단독 입수한 북한의 노래 ‘발걸음’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를 칭송하는 내용으로, 가사에는 ‘2월의 위업 받들어’ ‘찬란한 미래를 앞당겨’ 등 후계자의 등장을 예고하는 표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노래는 김정운을 ‘김 대장’으로 부르며 ‘2월의 위업, 기상, 정기’ 등을 강조해 1942년 2월 16일 태어난 김 위원장의 후계자임을 분명히 했다.
소식통들은 김정운이 노동당이나 국방위원회 등에서 중견 간부 직책을 부여받아 공식 후계자로서 정치 실무를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최근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외적인 무력 공세를 펴는 것은 김정운의 ‘업적 쌓기’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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