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7공군 임무는 오직 한국방어… 해외파견 없을것”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7분


제프리 레밍턴 미국 제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 부사령관이 1일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 내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무력시위 배경과 주한 미 공군의 대비태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택=윤상호 기자
제프리 레밍턴 미국 제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 부사령관이 1일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 내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무력시위 배경과 주한 미 공군의 대비태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평택=윤상호 기자
■ 제프리 레밍턴 주한美공군사령관 인터뷰

北 특수전-포병전력, 세계 최대 최고 수준
韓美공군 공동훈련, 원활한 여건 필요

제프리 레밍턴 미국 제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 부사령관(중장)은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단호한 어조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확고히 대처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레밍턴 사령관은 1994년 주한 미7공군에서 비행대대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당시와 비교해 한국 공군은 항공기와 정밀무장, 지휘통제체제 등 모든 부문에서 현대화되는 등 대단한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 한미 공군의 훈련 여건 조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한 미7공군의 임무와 능력은….

“하늘과 우주, 가상공간(사이버스페이스)에서 미 공군이 보유한 능력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필요하면 격퇴하는 것이 주 임무다. 이를 위해 F-16 전투기 3개 대대, A-10 지상공격기 1개 대대 등 4개 전투비행대대가 배치돼 있다. 7공군사령관은 대북 정보수집의 핵심 전력인 U-2 고공정찰기를 운용하는 제5정찰비행대대도 작전 통제한다. 미7공군은 오로지 한국 방위를 위한 전력이다. 미 국방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이 전력을 다른 곳으로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사시 한미 연합공군 전력의 대북 억지력은 충분한가.

“한미 연합공군은 북한 공군뿐 아니라 다른 전력도 억제·격퇴할 만큼 강력하다. 만약 전쟁을 할 필요가 있더라도 F-15K와 KF-16 전투기, 각종 정밀유도무기 등으로 무장한 한국 공군이 미 공군과 함께 한국 방위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북한의 도발 위기가 고조되면서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이 2단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른 주한 미 공군의 감시태세와 북한 도발 시 대처 계획은….

“우리의 대북감시태세와 군사적 대비계획은 밝히기 곤란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주한 미 공군은 오늘 밤 적이 어떤 도발을 하더라도 연합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억제하고 격퇴할 수 있는 임무를 수행할 모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등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의 의도와 목적이 무엇이라고 보나.

“대북제재 등 유엔의 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는 나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가이기도 하다. 그들의 의도와 동기를 정확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유엔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북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평가한다면….

“북한군은 세계 4위 규모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10여 년간 모든 군사력의 70% 이상을 평양 이남에 비무장지대(DMZ)를 향해 배치했고 세계 최고, 최대 수준의 특수전과 포병전력을 갖고 있다. 또 핵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의 전력 대부분은 재래식 전력이지만 한국에 큰 위협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북한은 개전 초기 생화학무기 탄두를 탑재한 단거리미사일로 주한 미 공군기지를 타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비하나.

“우리는 적의 어떤 공격도 억제·격퇴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고 훈련도 하고 있다. 미 공군은 속도와 전략적 유연성, 전 세계적 타격 능력을 언제든 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또 한미 공군의 연합훈련과 미 공군의 상시 준비태세로 북한의 어떤 공격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 주한 미 공군은 어떤 능력을 갖추게 되나.

“첨단기술이 더 많이 활용될 것이다. 가령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한반도에 배치하고 한국군도 글로벌호크를 도입해 함께 운용한다면 연합정찰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주한 미 공군이 운용 중인 U-2 정찰기가 퇴역하면 글로벌호크가 배치될 것이다. 글로벌호크가 U-2기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도록 개량작업 중이어서 현재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긴 힘들지만 가까운 미래가 될 것으로 본다. 항공기의 표적 획득과 좌표 설정, 정밀유도무기 선택, 지상통제소와의 교신 등 항공근접지원 전 과정을 5분 안에 완료하는 디지털 근접항공 지원도 한미 공군력 발전에 필요하다.”

―유사시 F-22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전력들이 한국에 들어올까.

“F-22 전투기는 이미 괌과 일본 가데나(嘉手納), 알래스카 기지 등에 배치돼 한반도를 비롯한 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 북한의 공격에 대한 대비임무도 포함된다. 한국에 배치될 미 공군 전력은 계속 현대화되고 최신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주한 미 공군의 F-16 전투기도 개량 중이다.”

―주한 미 공군의 한국 내 훈련 부족 문제는 해결됐나.

“일례로 알래스카나 네바다와 달리 한국에선 공역(空域)과 지상구역, 주파수 관련 사항 등에 대한 협조가 힘들어 전시 대비에 중요한 전자전 임무훈련을 할 수 없다. 주한 미 공군의 한국 내 훈련 소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을 설득해 훈련 여건 개선이 한미 공군 모두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른 방안은 주한 미 공군이 매년 미국 네바다와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 공군이 한반도에서 한국 공군과 함께 필요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가장 바람직하다.”

평택=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U-2정찰기 운용 北동향 정밀감시▼

■ 주한美7공군 전력

경기 평택시 오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7공군사령부는 미 공군 전력의 한반도 공중작전을 총괄하는 지휘본부다. 미7공군 산하 오산기지의 51전투비행단과 군산기지의 8전투비행단에는 F-16 전투기 3개 대대와 A-10 지상공격기 1개 대대 등 4개 전투비행 대대가 배치돼 있다. 오산기지에 배치된 미7공군의 ‘전투작전정보본부’는 첩보위성과 U-2 고공정찰기, 무인정찰기 등 미 정보 전력들이 수집한 영상 및 통신감청 정보 등 북한 군사동향과 관련된 특급 첩보를 실시간 전송받아 분석한다. 미7공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북한의 도발 징후로 워치콘이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된 뒤 오산기지 U-2 정찰기의 대북감시활동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U-2기의 한 차례 작전비용은 약 100만 달러로 알려졌다.

1일 방문한 오산기지에선 정비요원들이 격납고 밖에 정렬한 A-10 공격기 20여 대의 기체를 점검하고 있었다. 일부 A-10기와 F-16 전투기는 인근 활주로에서 굉음을 내며 이착륙 훈련을 했다. 대전차미사일과 30mm 기관포로 무장한 A-10기는 최전방에서 남하하는 북한군의 대규모 기갑전력을 저지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기지 외곽에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 몇 개 포대가 배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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