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서거 정황 기존 조사와 별 차이 없다”

  • 입력 2009년 6월 3일 02시 57분


盧전대통령 서거 현장검증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지방경찰청은 2일 오전 5시 반부터 10시까지 노 전 대통령 사저와 봉화산 일원에서 현장검증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노 전 대통령과 이병춘 경호관 등의 시간대별 행적을 되짚는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당초 이 경호관이 “봉화산 정상 쪽으로 가던 노 전 대통령이 ‘힘들다. 내려가자’고 말해 ‘하산하신다’고 사저 경호동에 무전을 보냈다”고 했던 진술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경호관은 이날 “(통상 그렇게 해) 무전을 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경호관이 “부엉이바위에서 정토원까지 (왕복 494m) 심부름 다녀오는 데 3분 걸렸다”고 밝힌 것에 의문이 제기되자 이날 이 경호관을 대신해 김모 경위(34)를 달려 보게 한 결과 2분 43초가 소요됐다. 이 경호관은 상황을 재연하다 “부엉이바위에서 정토원을 오가며 노 전 대통령을 완전히 놓친 사실을 안 이후에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현장검증 과정에서 몇 차례 울먹인 그는 피를 흘린 채 쓰러진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던 부엉이바위 아래에 도착해서는 소리를 내 울며 주저앉기도 했다.

이날 현장검증을 마친 뒤 경찰은 “기존 조사와 현장검증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현장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곧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비서관과 함께 검증 과정을 지켜본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정재성 변호사는 “의문이 없으니 사건을 빨리 마무리해 의혹이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경찰에 전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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