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미국 커런트TV 소속 여기자 2명이 4일 법정에 섰다. 3월 17일 북-중 접경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 체포된 지 79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1시경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이미 기소된 범죄행위에 따라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미국명 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 4일 오후 3시에 시작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인을 북한 법정에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 시간 등 구체적 일정을 사전에 보도한 것도 이례적이다. 북한이 공개한 두 기자의 혐의는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북한 중앙재판소는 한국의 대법원과 같은 최고법원이어서 두 기자는 단심 재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고는 이날 곧바로 나오거나 며칠 뒤에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은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법학박사)는 “북한의 재판은 2심제지만 중앙재판소의 단심도 가능하다”며 “법원은 기록을 접수한 후 25일 안에 재판을 끝내야 하므로 북한이 이들의 기소 방침을 밝힌 지난달 14일 기록이 접수된 것으로 가정하면 7일까지는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