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후 돌변, 서민적 이미지로 미화”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盧서거 前 48일간 검찰측 보도 MBC 68건-KBS 60건

공언련, 지상파 3사 분석

MBC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지상파 3사 가운데 관련 보도를 가장 많이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전(3월 30일∼5월 16일)과 서거 후(5월 23∼29일)의 지상파 3사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MBC는 7일간 전체 기사 349건 중 서거 후 관련 기사를 248건(71.1%), 하루 평균 35.4건을 내보냈다. KBS는 같은 기간 331건 중 188건(56.8%·평균 26.8건), SBS는 269건 중 144건(53.5%·평균 20.6건)을 보도했다.

서거 전 보도를 보면 전체 건수는 KBS가 많지만 검찰 측 입장을 전하거나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보도는 MBC가 많았다. MBC는 서거 전 노 전 대통령 사건 관련 105건의 기사 중 검찰 측 입장(노 전 대통령 비판 보도 포함)을 다룬 기사를 68건(64.8%) 내보냈다. 노 전 대통령 측 해명(검찰 수사 비판 포함)을 담은 기사는 11건(10.5%)에 그쳤고 중립적 기사는 26건(24.7%)이었다. KBS는 총 132건 중 60건(45.5%)이 검찰 측 입장이었으며 중립적 기사가 58건(43.9%)으로 비중이 높았다.

공언련은 “서거 전까지 노 전 대통령과 가족의 뇌물 수수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노 전 대통령이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던 방송사들이 서거 후 돌변해 그의 서민적 이미지와 기득권에 맞서 싸우려고 했다는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며 “방송사들이 서거 후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역정을 반복 방영해 고인의 공과(功過)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고 미화하지 않았나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또 2002년 이회창 당시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사건(병풍) 및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BBK 의혹 사건 보도와 비교할 때 서거 전 노 전 대통령 관련 보도가 특별히 많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MBC의 경우 병풍 관련 보도는 72건, 하루 평균 1.8건, BBK 보도는 106건, 하루 평균 3.21건이었고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사건 보도는 105건, 하루 평균 2.19건이었다. KBS도 병풍 1.8건, BBK 2.57건, 노 전 대통령 관련 보도 2.75건이었다. 공언련은 “이 같은 자료로 볼 때 노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이 유난히 많이 보도돼 굴욕감과 모욕감 등으로 자살에 이르렀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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