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8일자 소식지에서 "김일성 주석도 94년 사망하기 2년 전부터 혼자서 지난날을 회고하며 베적삼을 입고 금수산의사당 앞뜰의 10여 평의 농사시험 전에서 농사를 지으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은 술을 마시며 김 주석보다 훨씬 더 자주 눈물을 흘린다"며 "북한 고위급 소식통은 지난 5월말 최근 북한의 후계자내정, 미사일 발사, 제2차 핵실험 등 급격한 도발과 변화의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경과 전문의에게 김 위원장의 증상을 문의해 본 결과, 뇌졸중을 겪은 사람들이 겪는 일종의 우울증인 PSD(Post Stroke Depression)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면서 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눈물을 자주 흘리고 술과 담배를 몹시 찾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뇌졸중을 겪은 이후 끊었던 흡연과 음주를 다시 시작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2월 25일 담배를 무는 김 위원장의 사진을 외부에 전송했다. 또 4월 14일 북한 평양 대동강 변에서 열린 고 김일성 주석 97회 생일기념 '축포야회' 때도 김 위원장 앞 탁자 위에 재떨이가 북한 조선중앙TV의 화면에 비쳤다. 독한 술도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1월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식사를 함께하며 상당히 도수가 높은 북한산 술을 오랜 시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최근 김 위원장이 예년에 비해 훨씬 왕성한 현지 지도에 나서는 것도 우울증 증세에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개 뇌졸중 후 우울증 증상이 있으면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로부터 자주 움직일 것을 권유받는다고 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에 따라 돌연 유고할 상황에 대비하여 후계자 김정운을 후견할 체제도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 집단지도체제의 중심에는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있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보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