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일에도 눈물 뚝뚝…김정일 위원장 우울증?”

  • 입력 2009년 6월 8일 16시 31분


김정일 국방위원장동아일보 자료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호원들이 있는 자리에서도 별일 아닌데도 눈물을 흘리는 등 뇌졸중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대북 온라인소식지 열린북한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8일자 소식지에서 "김일성 주석도 94년 사망하기 2년 전부터 혼자서 지난날을 회고하며 베적삼을 입고 금수산의사당 앞뜰의 10여 평의 농사시험 전에서 농사를 지으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은 술을 마시며 김 주석보다 훨씬 더 자주 눈물을 흘린다"며 "북한 고위급 소식통은 지난 5월말 최근 북한의 후계자내정, 미사일 발사, 제2차 핵실험 등 급격한 도발과 변화의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경과 전문의에게 김 위원장의 증상을 문의해 본 결과, 뇌졸중을 겪은 사람들이 겪는 일종의 우울증인 PSD(Post Stroke Depression)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면서 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눈물을 자주 흘리고 술과 담배를 몹시 찾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뇌졸중을 겪은 이후 끊었던 흡연과 음주를 다시 시작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북한 관영 중앙통신은 2월 25일 담배를 무는 김 위원장의 사진을 외부에 전송했다. 또 4월 14일 북한 평양 대동강 변에서 열린 고 김일성 주석 97회 생일기념 '축포야회' 때도 김 위원장 앞 탁자 위에 재떨이가 북한 조선중앙TV의 화면에 비쳤다. 독한 술도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1월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식사를 함께하며 상당히 도수가 높은 북한산 술을 오랜 시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최근 김 위원장이 예년에 비해 훨씬 왕성한 현지 지도에 나서는 것도 우울증 증세에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개 뇌졸중 후 우울증 증상이 있으면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로부터 자주 움직일 것을 권유받는다고 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에 따라 돌연 유고할 상황에 대비하여 후계자 김정운을 후견할 체제도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 집단지도체제의 중심에는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있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보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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