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의 부사장 “FTA, 안보에도 도움… 조속 비준해야”

  • 입력 2009년 6월 18일 03시 00분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윌러드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한미 최고경영자(CEO)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 “비준을 위해 지원과 조력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윌리엄 로드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김일범 서기관(통역), 이 대통령, 로버트 밀리건 미 상공회의소 회장,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워싱턴=안철민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윌러드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한미 최고경영자(CEO)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면서 “비준을 위해 지원과 조력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윌리엄 로드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김일범 서기관(통역), 이 대통령, 로버트 밀리건 미 상공회의소 회장,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워싱턴=안철민 기자
李대통령, 한미 CEO와 만찬

李대통령 “北 핵포기하면 모든 나라가 도울것”
오바마, 11월 싱가포르 APEC회의때 방한 검토

16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은 곧장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진전은 미 의회의 협조와 지원 없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원의 낸시 펠로시 의장과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대표 등을 만난 이 대통령은 먼저 전날 하원에서 북한의 대남 적대행위 중단 및 핵 프로그램 포기를 촉구하는 5개 항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반드시 핵 없는 한반도 정책을 성공시키겠다”고 역설했고 펠로시 의장도 “한미관계는 매우 중요하지만 특히 현재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양국 협력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 진전을 위해 미 의회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원 지도부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등 상원 지도부와도 별도의 간담회를 가졌다.

한미 재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찬간담회에선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성장 분야와 정보기술(IT) 및 생명공학기술(BT)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한미 FTA 비준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안보협력과 FTA 문제까지 완벽하게 합의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정상회담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해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FTA는 양국의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FTA 체결 등에 기여한 공로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태미 오버비 전 대표에게 직접 은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디지털 이코노미의 전망에 대한 타임워너 휴 스티븐스 수석부사장의 질문에 “방송통신 융합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족했으며 미디어법도 국회에 상정 중”이라면서 “콘텐츠는 발전이 더 이뤄져야 하는 분야로 기회가 되면 좋은 회사들의 한국 진출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FTA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 내년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속한 비준이 필요하다”(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 상의 부사장) 등 FTA 지지발언이 이어졌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7일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발의에 따라 건립됐고 한국의 이승만 대통령이 학사와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조지워싱턴대에서 행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1999년부터 1년 동안 이 대학의 객원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는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와야 한다. 핵을 포기하는 것이 핵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욱 이로운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화해와 협력의 마당으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물론 모든 나라가 도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전문가들과의 오찬간담회를 끝으로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18일 오후 6시 50분(한국 시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전후로 일부 아시아 국가 방문을 고려 중이며 한국이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워싱턴=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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