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이렇게 다 모으진 못했을것”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李대통령-美한반도 전문가 오찬에 거물급 대거참석

‘라이벌’ 키신저-브레진스키도 모처럼 한자리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다 불러 모을 수 없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앉았다.”

17일 낮 12시 미국 워싱턴 블레어하우스 1층 잭슨 플레이스 콘퍼런스 룸.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행사인 한반도 전문가 초청 오찬간담회 사회를 맡은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이 참석자 면면을 소개하며 던진 농담에 좌중에는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실제 이날 모인 11명은 단순히 ‘한반도 전문가’라는 직함 이상으로 외교안보 및 통상 분야에서 최고 식견을 가진 대형 스타급 인사들이었다. 우선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을 대표하는 역대 최강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씨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씨가 이 대통령 맞은편에 나란히 앉았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보좌관을 지낸 키신저 씨는 동서화해 정책을 추진했지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 씨는 동유럽의 인권문제를 정면 거론하며 좀 더 강경한 동유럽 정책을 펼쳤다.

두 사람은 모두 현실주의 정치철학의 대부로 불린다. 키신저 씨는 독일, 브레진스키 씨는 폴란드 출신 이민자여서 출신 배경도 비슷하지만 라이벌 의식이 대단해 어지간하면 한자리에 동석하지 않는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정설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자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깝게 앉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 스탠퍼드대 펠로도 이날 간담회를 위해 서부에서 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왔다. 제임스 슐레진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등 원로급 인사들도 간담회에서 한반도 문제와 한미동맹의 미래 등에 대해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았다. 칼라 힐스, 샬린 바셰프스키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통상 분야를 대표해 임했다.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6자회담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5개 나라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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