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교육 당정회의

  • 입력 2009년 6월 20일 02시 59분


안병만 장관-정두언 의원 불참

사교육비 경감 등 현안 논의 불발

“예산 등 중요한 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차관만 나오면 어떡합니까.”(이군현 의원)

“회의 자료를 미리 달라고 했는데 주지도 않았어요. 1시간 반 동안 어떻게 이 많은 것을 협의합니까.”(박영아 의원)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교육과학기술위 당정회의. 의원들은 앉자마자 교육과학기술부 참석자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불참했기 때문이었다. 장관의 자리가 빈 것을 본 의원들은 “장관이 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느라 함께하지 못했다”는 이주호 1차관의 설명에 “이렇게는 회의를 할 수 없고 나중에 새로 소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중점법안과 2010년도 예산지출한도 및 지방교육재정 감소 문제에 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후속 조치를 놓고 의원들 간 이견이 남아 있는 법안도 있었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당정 간 소통 방식에 대한 지적들만 이어졌다. 권영진 의원은 “정부나 장차관이 여당 의원을 무시하고 필요할 때는 이것 해 달라, 저것 해 달라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임해규 의원은 “우리 얘긴 귓등으로 듣고 자기들만 와서 앵무새처럼 얘기만 하면 어떻게 일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현안에 대한 당정 간 의견 교환을 하지 못한 채 새로 임명된 최구식 한나라당 제6정조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한 시간 만에 끝났다. 학원 심야교습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인 정두언 의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 교과위원은 “원활한 당정 소통을 운운하지만 정작 한 달에 한 번꼴로 하는 당정회의를 보면 교과부도 성의가 없고, 의원도 정책조정의 통로로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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