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파병 요청 논란

  • 입력 2009년 6월 22일 02시 56분


선진당 “오바마가 언급했다고 들어”

청와대 “재건사업 확대를 오해한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 단독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청을 했는지가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만나 방미 성과를 얘기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했다가 청와대가 뒤늦게 “파병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이 처음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아프간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자진에서 파병해줄 것을 요청하는 발언을 했고, 나는 파병에서 전투병력 파병은 불가능하고 평화유지군 방식으로 파병하는 것은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후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정치 현실에 비춰볼 때 파병 요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다만 한국 정부가 스스로 결정해주면 모르지만…’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 미안했다. 전 정부 때 평화사업과 재건사업을 조금 확장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도 청와대 지적을 받아들여 보도자료를 수정해 다시 배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대화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녹취를 해뒀다. 재건 사업을 확대해 가겠다고 한 것에 대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단독회담이라 두 정상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참모진도 두 정상만 만난 것이라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두 정상이 한국군의 아프간 파병과 관련해 깊은 얘기를 주고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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