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민권자가 미발위 위원을…”

  • 입력 2009년 6월 24일 02시 59분


창조한국당 추천 박경신위원 자격 논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설치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발위)의 위원인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38·사진)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창조한국당의 추천으로 미발위 위원이 된 박 교수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 생활을 하다 1999년 8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박 교수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5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14년간 사는 동안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해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한동대에서 2년 계약으로 오라고 했는데 미국 국적이 없으면 6개월 이상 머물 경우 ‘병역문제’가 생기더라. 그래서 주변 정리(한국 국적 포기와 미국 시민권 취득)를 했다”며 “지금처럼 오래 (한국에) 머물 생각을 했다면 더 신중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발위 한나라당 추천위원인 변희재 실크로드CEO포럼 회장은 22일 미발위 전체회의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 미국인이 참여할 수 있는지’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사람이 대한민국의 법과 정책을 논해도 되는 것인지’ 등을 국회사무처에 질의했다.

변 회장은 또 23일 인터넷신문인 ‘빅뉴스’에 올린 글에서 박 교수가 “창조한국당 측이 ‘(미발위는) 단순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국적은) 문제가 없다’고 해서 참여했다”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 “그런데도 박 위원님은 미발위 활동 초기부터 민주당 측 위원들과 함께 사실상 의결기구라고 주장해오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에 대해 “민주당 측 위원들에게 ‘이건 미국인도 참여할 수 있는 단순 자문기구인데 당신들이 잘못 알고 들어왔다’고 따끔하게 한마디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창조한국당 측은 “현 정부는 외국인을 공무원으로도 기용하고 있는데 자문기구의 위원에 불과한 사람이 미국인이라고 공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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