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상가 골목을 찾았다. 친(親)서민 행보의 일환으로 한동안 뜸했던 서민 현장 방문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을 뒤로하고 구멍가게와 빵집, 떡볶이집에 들어가 상인들과 악수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문1동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해 이곳에서 운영하는 서예교실과 탁구교실을 둘러봤다. 그는 잠바를 벗고 수강생 3명과 함께 탁구 복식경기를 하기도 했다. 구립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을 안아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 식당에서 상인대표들과 함께 불낙버섯전골을 먹으며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제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고통 받는 사람이 서민층이고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해도 서민이 제일 마지막까지 고통을 받는다”면서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4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민원센터에서 일일상담원으로 활동했던 얘기를 꺼내면서 “김밥 장사하는 분이 사채를 100만 원 빌려 썼는데 1500만 원으로 늘어났다고 해서 조사를 시켰다”면서 “잘 해결돼서 고맙다는 편지를 어제 받았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사람의 불법채무를 탕감해 주고 합법채무는 은행권 대출로 대체해줬다.
이 대통령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상인들에게 “같이 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서울을 권역별로 나눠서 (소상공인과 생산지의) 직거래를 통해 물건을 팔면 마트보다 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여연, 李정부 정책현안 ‘이론 뒷받침’ 나섰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이명박 정부의 싱크탱크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 외에 하는 게 뭐 있느냐”는 안팎의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주요 이슈를 선점하며 정부와 당의 시각을 주도적으로 담아내는 모습이다.
여의도연구소는 다음 달 3일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PD 저널리즘’을 해부하는 토론회를 연다. PD 저널리즘의 공과를 조명하고 사회적 책임도 함께 규명하는 자리다. 이에 앞서 26일에는 사교육대책 토론회를 열어 학원 교습시간 제한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정부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 밖에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상황 점검과 이 대통령의 정책기조 메시지 분석 등 정무적 사안과 함께 대학 등록금 경감방안, 중산층과 서민지원 종합대책 마련 등 민생현안 보고서도 만들고 있다. 여의도연구소의 적극적인 역할은 이달 초 신임 소장으로 취임한 진수희 의원이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 진 의원은 취임 직후 “뜬구름 잡는 중장기 정책보다는 현안과 관련한 이론적 토대와 분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995년부터 10년간 여의도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진 의원은 “지금은 청와대와 정부의 정책 어젠다를 당이 적극 지원해 입법화해야 할 때”라며 “정책정당으로 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